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16일 첫 정상회담을 할 장소가 핀란드 수도 헬싱키로 결정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헬싱키가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기에 완벽한 장소로 꼽히는 데는 5가지 이유가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은 핀란드가 미·러 양국 사이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으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 장소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핀란드는 우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유럽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나토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에 맞서 유럽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냉전은 끝났지만 긴장은 여전하다. 2014년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기습 점령했을 때 나토군은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핀란드는 냉전시대에도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 동서 진영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탕트를 이끈 역사가 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과거에도 헬싱키에서 만난 적이 있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미 대통령과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만났고, 90년에는 조지 H W 부시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만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해 논의했다.
97년에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이 만났다. 두 정상은 당시 옛 소련연방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문제와 러시아와 나토의 협력관계를 논의했다. 타임은 “헬싱키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와 군사적 고민을 해결하는 데 역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헬싱키를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헬싱키는 두 정상의 동선으로 볼 때도 좋은 만남의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 직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유럽 방문 일정이 있고, 푸틴 대통령도 회담 전날 2018 러시아월드컵이 막을 내리는 만큼 부담이 없다. 모스크바와 헬싱키는 항공편으로 2시간가량밖에 소요되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헬싱키, 트럼프·푸틴 회담에 딱 좋아”… 타임, 회담지로 뽑힌 5가지 이유 분석
입력 2018-06-29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