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주자들 월드컵 못잖은 ‘경우의 수’ 고심

입력 2018-06-30 04:01
왼쪽부터 전해철 의원, 최재성 의원, 이해찬 의원, 김진표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뽑는 8·25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월드컵 못지않은 각종 ‘경우의 수’가 거론되고 있다. 누가 나오고, 또 나오지 않느냐에 따라 각 후보의 득표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난립하고 있는 친문(친문재인) 후보들 간의 교통정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여부 등이 전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친문 핵심 주자인 전해철 의원은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문재인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고, 2020년 총선에서 개혁공천을 하려면 직접 나서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20∼30명의 현역 의원들과 소통 중인데 직접 출마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며 “7월 첫째 주 전후로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호위무사’로 불려온 최재성 의원도 연일 출마를 시사하고 있다. 최 의원은 다만 “전해철 의원과 둘 다 동시에 출마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친문계에선 박범계 의원도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과 경제부총리를 한 김진표 의원의 출마 여부는 친노·친문 진영 내에 분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수다. 둘이 출마할 경우 친노 원로 인사와 친문 직계형 인사(박범계·전해철·최재성) 간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김 장관의 출마 여부다. 그가 출마할 경우 ‘문 대통령이 출마를 허락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김 장관 측은 “개각 대상에 포함되면 자유로운 몸이 되기 때문에 출마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일 뿐 개각을 대통령의 출마 하명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친문계에서 교통정리가 이뤄지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이들도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박영선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두 분(이해찬·김부겸)이 당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굉장히 크다”면서 “이들의 출마 여부는 전당대회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전대가 ‘친문 프레임’으로 진행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전대 이슈가 계파 위주 이야기로만 흘러가고 있다”면서 “당에 어떤 대표가 필요할지 탐색해보자는 취지로 초선들이 주도해 다음 주 중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전대준비위원회는 8·25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기로 했다.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여성 1명 포함)이 전대에서 선출되고,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은 당대표가 임명한다.

전대에서는 대의원 현장 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 여론조사 15%가 반영된다. 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많은 권리당원 투표 반영비율이 이전보다 10% 포인트 늘어났기 때문에 이들이 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포인트다.

임성수 김성훈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