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에 금융시장이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날 231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29일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중 2300선이 무너지는 등 널뛰기를 했다. 하루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예측하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피로감도 짙어지고 있다.
무역전쟁이 해결될 수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없다면 상승 흐름이 이어지기 어렵다.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코스피 2300선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2분기 실적 기대감도 약화된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1.89포인트(0.51%) 오른 2326.13에 마감했다. 종가는 상승이지만 과정은 순조롭지 못했다. 장중 코스피지수는 2300선이 무너지면서 2296.39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2300선 아래를 찍기는 지난해 5월 22일(2292.95) 이후 13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사자’로 돌변하면서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1665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40억원, 150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멈추고 9.7원이나 내린 1114.5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주말을 앞두고 반등한 건 긍정적 신호다. 다음 달 6일로 예고된 미국과 중국의 상호 간 관세 발효시점을 앞두고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났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계속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이르다는 분위기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달 들어 오르막을 걷고 있다. 지난 1일 13.18을 기록한 뒤 28일에 16.70까지 치솟았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을 때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올라간다. 여기에다 외국인은 최근 1개월간 코스피시장에서 총 1조5445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의구심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역사적인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지난해 평균치인 2311 이하로 조정될 여지가 충분하다. 2300 초반을 단단한 바닥으로 단언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적어도 외국인이 3일 연속 1500억∼2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보이거나 원화 가치 약세 국면이 일단락되는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 전에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증시의 보루로 여겨지던 코스피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도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무엇보다 코스피시장에서 매출액 비중 13%를 차지하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실적이 1분기보다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업종 실적은 1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2분기 실적에 따른 상승 동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장중 2300선 붕괴, 위태위태 ‘코스피’
입력 2018-06-29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