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지훈(가명·35)씨는 지난 4월 근무지가 있는 경기도 수원까지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기 위해 현대 ‘아반떼’를 구매했다. 주행거리도 길어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연비가 좋다는 모델을 선택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지난 6월 갑작스럽게 집 근처인 본사로 발령이 났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일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김씨의 보증 프로그램은 보증 수리 기간과 주행거리가 3년/6만㎞로 설정돼 있었다. 그러던 중 현대자동차에서 선택형 보증제를 실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김씨는 영업사원에게 연락해 기존 보증 프로그램보다 주행거리는 다소 짧아도 기간을 더 길게 설정할 수 있는 4년/4만㎞로 변경했다.
환경 바뀌면 필요한 서비스 달라져
자동차 회사들의 서비스가 ‘맞춤형’으로 바뀌는 추세다. 일터와 거주지, 가족 형태 등 계속해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생활 여건에 따라 업계가 서비스 기준을 세분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부터 보증 수리 조건을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형 보증 수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마다 자동차 이용 패턴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기존에 차체 및 일반, 냉난방 계통 보증 수리 프로그램은 3년/6만㎞(기본형)로 조건이 고정돼 있었으나 이를 2년/8만㎞(거리형), 4년/4만㎞(기간형)로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용 거리가 긴 경우 기간보다 거리에 혜택을, 이용 거리가 짧은 경우 거리보다는 이용 기간에 혜택을 준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같은 차량을 구입하더라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보증 수리 기간과 거리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든 혁신적인 고객 서비스”라면서 “선택형 보증 수리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는 현대자동차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보증 프로그램과 연계해 보증 연장 상품을 구매해서 총 보증 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한국GM의 ‘쉐보레 플러스 케어’는 차량을 구입한 고객이 일정 비용을 부담하면 차체 및 일반 부품의 보증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출고 시 또는 출고 후 14일 이내에 차량 인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어떤 차량모델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금액은 달라진다. 1년/2만㎞를 연장할 경우 말리부를 구매한 고객은 25만3000원, 임팔라를 구매한 고객은 47만3000원을 지불하면 된다.
시대 흐름 맞게 ‘찾아가는 서비스’
‘찾아가는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명절이나 겨울철에 고속도로 등지에서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차량 보유자가 늘어나고 차량의 종류도 다양해진데다 운전자들이 다치게 되는 상황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최근에는 이상기온 탓에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면서 그 피해를 입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GM은 폭우, 폭설 등의 피해를 입은 차량에 대한 특별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장마 및 태풍 기간에는 수해 차량을 위해 긴급출동 및 각종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해지역 특별 서비스’를 실시한다.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도 등장했다. 현대차는 전국 어디든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충전차량이 출동해 고객 차량에 약 44㎞ 주행 가능한 전기를 나눠준다. 전국 주요지역에 충전차량 60대가 24시간 출동 대기 중이며 출동시간도 평균 30분 내외여서 긴급 상황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는 지난달까지 총 1276건 신청됐고, 서비스 만족도 조사는 평균 90점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충전 서비스 이용률은 전기차 보급량과 비례한다. 전기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제주도에서는 이용률이 40%에 달한다.
“VIP 고객님, 특별 관리 받으세요.”
현대차는 상위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구매 고객을 위해 지난 4월 ‘제네시스 버틀러 서비스’를 내놨다. 제네시스 버틀러 서비스는 1대1 전담 정비 매니저를 배치해 상시 상담과 정비를 가능케 했다. 지난 4∼5월(출고시점 기준) 제네시스 차량을 구매한 고객의 70%가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서비스 받아볼까
입력 2018-07-02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