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열면 싸움만 커지는 한국당

입력 2018-06-28 18:44 수정 2018-06-28 21:39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이 김성태(사진)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놓고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비대위 구성과 후반기 원(院)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28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4시간 동안 친박(친박근혜)계와 바른정당 복당파 간 해묵은 갈등만 확인했다. “당을 나누거나 해체하는 편이 낫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열린 의총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과도기적인 당 체제와 국회 운영에 대해 의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여러분과 충분한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추진에 대해 일각에서 독단적인 당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곧이어 초·재선과 친박계를 중심으로 김 권한대행의 사퇴,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당 지도부가 의총을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지만 초·재선 의원들이 저지하며 공개발언을 이어갔다. 마이크를 잡은 재선의 정용기 의원은 “지난 21일 의총에서 김 권한대행 비판 발언을 했더니 22일 새벽 김 권한대행이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도 민망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폭로하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성일종(초선) 이장우(재선) 의원은 “계파를 없애야 한다”며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김 의원 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의총에 단골로 나오는 몇 분은 말을 조심해라. 심장병 걸릴 것 같다”고 받아쳤다. 복당파 김영우 의원도 “누구는 나가라 식으로 말하자면 끝이 없다”고 자중을 호소했다.

하지만 “몇 달이 걸리든 내부 노선 투쟁을 치열하게 하자”며 필요할 경우 당을 나누자는 주장까지 분출됐다. 김태흠 의원은 “이 상황에서 비대위를 만들어봐야 소용없다. 차라리 혁신보수위원회를 만들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치열하게 싸우자”고 제안했다.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은 “친박·비박이 아니라 이념으로 당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당 혁신비대위 준비위는 다음 주 말까지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5∼6배수로 압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홍이 계속되면서 비대위 구성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선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