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왔던 앤서니 케네디(82) 미국 연방대법관이 다음 달 말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보수 성향 인사를 후임자로 앉힐 것으로 예상돼 대법원의 보수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케네디 대법관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음 달 31일부로 대법관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두성명에서 “케네디 대법관은 내가 오랫동안 존경해온 사람이다. 위대한 대법관이었다”면서 “후임자 물색 작업을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대법관은 논쟁적 사안에서 진보와 보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소신껏 표를 던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케네디 대법관은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지난 26일에는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합헌으로 판단해 보수 쪽 손을 들어줬다.
후임 대법관은 강경 보수파가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에 이어 또다시 보수파 대법관이 지명된다면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의 확고한 보수 우위 구도가 만들어진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보혁 균형추 케네디 대법관 내달 퇴임… 보수색 짙어지는 美 대법
입력 2018-06-28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