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당선자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공론화에… 野 “지역갈등 조장 말라” 반발

입력 2018-06-27 18:38 수정 2018-06-27 21:11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정치쟁점화되고 있다. 논란의 불씨는 여권이 당겼다.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추진을 공론화하자 야권은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라며 연일 반발하고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신하들이 정말 무례한 행동을 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지도부까지 참가한 행사장에서 당선자 신분인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며 노골적으로 영남권 지역 갈등을 유발시켰다”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마지막 남은 보수정당의 기반마저 고립시켜 대한민국을 통째로 문재인 정권 손아귀에 쥐는 게 그렇게 시급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도 “가까스로 봉합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이 시점에 다시 꺼내 혼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뭐냐”고 따졌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제3차 비대위회의에서 “이제 와서 또다시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동남권 신공항을 재론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무려 10년 동안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간 첨예한 갈등을 부추겼던 사안을 지난정부 때 프랑스 업체의 타당성 용역을 거쳐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냈다”며 “당시 관련 5개 광역 지자체도 승복했는데 민주당이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돼 오만함을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에 부산 서·동구가 지역구인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찬성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 노선과 배치되는 목소리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항 수요의 적정성이나 경제성, 국제적인 경쟁력을 감안할 때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는 지난 26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공동 정책 간담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로서는 김해 신공항 추진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