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 16강’ 노리는 日 vs 탈락 분풀이 폴란드

입력 2018-06-27 19:06

러시아월드컵에서 순항 중인 일본은 8년 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할 것인가.

일본은 폴란드와 2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승1무로 세네갈과 조 공동 1위인 일본은 무승부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정도로 유리하다. 2패로 몰리며 막판까지 경우의 수에 의지해야 했던 한국과는 천지 차이인 상황이다.

일본은 당초 H조 최약체로 분류됐다. 일본 특유의 짧은 패스 플레이를 버리고 압박 수비와 빠른 역습을 구사하려 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평가전에서의 부진 등으로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경질됐다. 월드컵 직전 가진 지난달 평가전에서 가나와 스위스에 나란히 0대 2로 패했다. 이로인해 여론도 좋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지막 평가전인 파라과이를 4대 2로 누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더니 막상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자 화려하게 부활했다.

급하게 지휘봉을 잡은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일본의 장점인 패스를 살리며 공격 축구의 색깔을 덧입혔다. 일본은 1차전 상대였던 콜롬비아보다 213개, 세네갈보다는 111개 더 많이 패스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김태륭 SPOTV 해설위원은 “본선에서 일본만의 스타일을 추구한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경기 연속 교체로 나온 혼다 게이스케의 존재감이 크다.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골을 어시스트하며 제 역할을 한 혼다는 세네갈을 상대로는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 골을 터뜨리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할릴호지치호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혼다는 안정환·박지성(각 3골)을 제치고 아시아 최다 골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톱시드였던 폴란드는 조별리그 2경기 내내 부진했다.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28골을 몰아넣은 막강한 공격 축구가 실종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침묵이 뼈아팠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폴란드의 황금세대는 가짜였음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폴란드는 독특한 징크스를 바탕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고 있다. 최근 출전했던 두 번의 월드컵(2002 한·일월드컵, 2006 독일월드컵)에서 폴란드는 조별리그 첫 두 경기를 내리 패한 뒤 마지막 경기에서 늘 이겼다. 이번에도 뒷심을 발휘해 실망한 팬들을 달래는 게 목표다. 레반도프스키는 “국가대표 긍지를 가지고 일본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일본이 한국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지, 한국의 성적을 추월할지 여부도 축구팬의 관심거리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