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육업자들이 정부에 급진적인 채식주의 운동가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 프랑수아 기아르 프랑스 정육업자연합회장은 최근 제라드 콜롱브 프랑스 내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채식주의자들의 신체적 언어적 도덕적 폭력이 빨리 멈출 수 있게 당신과 정부가 도움을 달라”고 호소했다. 프랑스에서는 올 들어 일부 채식주의자들이 정육업체를 훼손하는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 4월에는 프랑스 북부도시 릴에서 채식주의 활동가들이 정육점 15곳의 유리를 깨고 외벽에 붉은 페인트로 ‘더 이상 동물을 죽이지 말라’는 낙서를 남겼다.
채식주의자들은 온라인에서도 적개심을 쏟아냈다. 지난 3월 한 비건(모든 동물성 식재료를 거부하는 채식주의자) 활동가가 프랑스 남부도시 트레베의 슈퍼마켓에서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게 살해당한 정육업자를 조롱했다. 이 활동가는 SNS 계정에 “살인자가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당한 것에 놀라지만 난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당한 일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후 테러 동조 혐의로 집행유예 7개월을 선고받았다.
채식주의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육식문화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채식주의자 식품에 ‘비건 소시지’ 등 육류를 연상시키는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법이 통과됐다. 육류 식품에 대한 선호를 철저히 없애자는 것이다. 학교에 주 1회 이상 채식 식단을 제공하자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기아르 회장은 편지에서 “채식주의자들이 프랑스 육식문화 전체를 없애기 위해 테러를 벌이고 있다”며 “그들은 자기 생활양식과 사상을 다수의 사람에게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채식주의자, 정육점 잇단 공격에 프랑스 정육업자들 내무장관에 “SOS”
입력 2018-06-27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