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은 관세 폭탄… 美도 타격

입력 2018-06-26 18:54 수정 2018-06-26 23:12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부메랑이 돼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미국 내에선 기업체 엑소더스와 대량 해고 우려가 높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 ‘자멸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명품 오토바이 업체 할리데이비슨은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할 방침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에 맞서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들자 유럽 시장을 버릴 수 없어 해외 이전을 택했다고 밝혔다. 할리데이비슨은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벌어진 이후 가장 먼저 해외 이전을 택한 미국 기업이 됐다.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EU의 보복관세로 EU 수출관세가 6%에서 31%로 치솟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유럽에 약 4만대를 판매했다. 이 회사에 유럽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할리데이비슨이 가장 먼저 백기투항했다는 것이 놀랍다”고 주장한 데 이어 26일에는 “할리데이비슨은 유럽과의 분쟁이 있기 전 이미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공장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었다”면서 “관세는 변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할리데이비슨이 일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경우 사상 유례없는 세금을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최대 철못 제조업체 ‘미드콘티넨트 네일’이 지난 15일 직원 60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멕시코에서 수입한 철강으로 철못을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회사는 철못 가격을 올렸다. 그러자 판매량이 급감해 해고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전쟁의 첫 미국 내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대량 해고 사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중국계 기업의 첨단 미국기업 투자제한 조치에 대해 중국이 불만을 나타내자 진화에 나섰다. 그는 “투자제한 조치는 우리 기술을 훔쳐가려고 시도하는 모든 나라를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