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이철성 경찰청장 “제빵·요리 배울 것”

입력 2018-06-26 21:22
사진=뉴시스

“긴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조직에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철성(60·사진) 경찰청장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소회다. 그는 오는 30일 정년퇴임한다.

이 청장은 몇 가지 특별한 사례의 주인공이다. 먼저 청장으로 정년을 맞는 첫 케이스다. 역대 경찰청장 중 임기를 다 채운 경우는 이 청장을 포함해 세 명밖에 없다. 순경으로 시작해 치안총감까지 모든 계급을 거친 유일한 경찰이기도 하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했고, 경사로 근무하던 89년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해 37기로 재임용됐다.

이 청장은 정권이 바뀌고도 중도사퇴 없이 퇴직하는 첫 청장이기도 하다. 그는 “관운이 좋았고 현장 직원들의 뒷받침이 있어 마무리를 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재임 기간 중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무사히 관리했다는 평가에 대해 “당시 민심의 큰 흐름을 경찰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국민들이 질서를 잘 지켜 폭력적인 집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선진화된 형사사법구조로 가기 위해, 국민에게 편익을 주고 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두 조직에 속한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이 녹아들고 정리되면서 서로 건전한 협력·경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자치경찰제 도입이 경찰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했다. 그는 “비용이 덜 들고 능률적인 체계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일을 해 온 만큼 쉬면서 제빵과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