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이 책] 책과 씨름하며 신앙의 근육 키우기

입력 2018-06-28 00:01 수정 2018-06-28 00:09
서울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는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항상 목양실을 열어두고 있다. 송 목사는 “청년들이 말씀을 통해 바르게 자라 어지러운 시대를 밝게 비추는 선교적 제자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삼일교회 제공
“책을 읽고는 싶은데 막상 서점에 가 보면 무슨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분들을 위해 국민일보 ‘책과 영성’이 새로운 코너를 시작합니다. 목회자, 교수,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이 특정 주제에 맞춰 책을 골라 추천하는 ‘이럴 땐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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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 책’의 첫 문은 서울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가 엽니다. 청년 비율이 전체 교인의 80%에 달하는 삼일교회에서 청년과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송 목사는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방식대로 소통하고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며 “소통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납과 진심”이라고 했습니다. 청년들의 형편을 이해하고 좀 서툴러도 진심으로 다가갈 때 오히려 마음을 열고 들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송 목사에게 신앙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한 신앙서적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송 목사가 청년들이 흔들리는 신앙인이 되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 고른 책 7권을 소개합니다.

“저는 바쁜 와중에도 꼭 시간을 내어 기독교서점, 일반서점을 정기적으로 방문합니다.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어떤 책이 요즘 많이 팔리는지 살펴봅니다. 책을 구입해서 얻는 유익도 크지만 서점을 찾아 한나절 시간을 보내며 얻는 즐거움도 못잖습니다. 그런데 가끔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신앙서적을 사기 위해 이 책, 저 책 둘러보던 청년이 자극적인 제목의 간증집을 손에 들고 계산대를 향할 때 그렇습니다. 물론 기독교신앙은 경험이나 체험의 가치를 결코 배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경적 세계관과 가치관, 복음과 제자도의 본질에 견고히 뿌리내리지 않으면 상황과 조건, 형편에 따라 흔들리는 신앙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은 소화하기 어려운 책도 교역자나 교회공동체의 지체들과 함께 꾸준히 읽어 가면 좋겠습니다. 힘들게 한 운동이 탄탄한 근육을 만들어내듯이 한 손에는 성경, 다른 한 손에는 건강한 신앙서적을 들고 읽어가는 거듭난 지성의 청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추천한 책은 주로 현대사회에서의 복음 이해와 제자도, 일상 속에서 크리스천으로 사는 길에 관련돼 있음을 밝힙니다.”

송태근 목사(서울 삼일교회)


완전한 복음/매트 챈들러, 제라드 윌슨 지음/장혜영 옮김/새물결플러스

붕괴음과 함께 균열이 커져 아슬아슬 흔들리는 구조물처럼 한국교회는 전반에 걸쳐 영적 재건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저자는 현대 교회가 이신론(deism)이라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돼 성경의 복음을 심리학과 도덕주의로 대체했다는 충격적 진단을 내놓는다. 한국교회도 심리적 기법과 도덕을 강조하며 복음이 강단에서 실종돼 그로 인한 균열의 징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책의 원제 ‘The Explicit Gospel’이 주장하는 대로 복음은 그 어떤 데커레이션도 필요 없을 정도로 분명하고 명확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해줄 책이다.

일의 기술/제프 고인스 지음/윤종석 옮김/도서출판CUP

‘하나님 감사합니다. 금요일입니다!’라는 말은 현대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듯하다. 주일은 인류에게 주어진 ‘노동의 저주’로부터 순간적으로 놓이는 시간. 하지만 파수꾼에게 아침이 오고 밤이 다시 오는 것처럼 주말 지나 다시 일터로 가야 하는 굴레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쉼의 절대적 시간의 양이 아니라 일의 진정한 의미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노동의 의미를 성경적 세계관을 기초로 파헤친다. 일, 비전, 소명 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팀 켈러 지음/최종훈 옮김/두란노서원

한국교회 청년의 삶에서 가장 큰 화두는 결혼이지만 동시에 결혼만큼 낯선 주제도 없다. 사실 우리는 결혼을 잘 모른다. 저자는 결혼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자신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풍부한 예증이 있어 재미있고 유익하기까지 하다. 더불어 ‘비혼’으로 사는 삶에 대해 성경적 원리로 잘 풀어내고 있다. 미래의 성경적 결혼을 소망하는 청년, 기혼으로 부부의 삶을 재정비하고 싶은 장년 모두에게 유익하다. 미로와 같은 결혼준비와 부부생활에 친절한 가이드가 돼 줄 책이다.

깨어진 세상, 희망의 복음/김유복 지음/IVP

기독교 세계관과 기독교 변증을 기초로 성경의 구원 드라마를 매우 생생한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다원주의와 혼합주의로 몸살을 앓는 한국교회와 진리에 목마른 청년들은 책에서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구속의 내러티브를 만날 수 있다. 삶 속에 구원의 진리가 어떻게 펼쳐져야 할지 진지한 고민과 해답을 찾게 될 것이다. 청년들이 살아내는 일상 속에서 구원의 진리가 바르게 뿌리내리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발견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일독을 권한다.

FOLLOW ME 팔로우 미/데이비드 플랫 지음/최종훈 옮김/두란노서원

30여년간 제자훈련은 한국교회에 신선한 자극제로 삶의 변혁을 가능케 했다. 그런데 최근 ‘제자 삼는다’의 본질이 내외의 어려움 속에 크게 희석되고 있어 안타깝다. 이 책에 담긴 제자도에의 확신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의적절한 선물이다. 청년들이 꼭 읽고 마음에 새겨 젊은 시절부터 일평생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로 달려갈 수 있기를 빈다.

당신의 열심이 위험한 이유/래리 오스본 지음/장혜영 옮김/새물결플러스

삼일교회 대학청년부 간사·리더 모임에 추천한 책이다.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열정을 불태우며 교회 성장과 부흥을 추구했고 제자도도 특유의 열심을 기초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복음적 제자도는 ‘인간이 어떤 특별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하셨는가’에 견고한 기초를 둬야 한다. 한국교회의 왜곡된 제자도는 종교적 열광주의와 금욕주의라는 양극단으로 나타나 역기능을 생산했다. 이는 하나님이 불완전하시기에 인간의 열심을 동원해 채워야 한다는 바리새적인 교만에서 발로한다. 저자는 왜곡된 제자도를 깊이 있게 파헤쳐 그 실체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은혜의 복음에 기반을 둔 제자도의 회복을 기대하는 청년에게 일독을 권한다.

THE CHRISTIAN 더 크리스천/튤리안 차비진 지음/정성묵 옮김/두란노서원

저자는 성도를 ‘천국에 가기 원하는 크리스천’이 아니라 ‘이 세상 속의 크리스천’으로 이해한다. 성도의 정체성은 세상과의 관계성과 떼놓고 논할 수 없다는 전제에 기초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오랜 기간 극단적 경건주의에 매몰돼 창조세계를 배제한 채 천당으로 내달리는 것을 최고의 삶으로 규정해 왔다. 이런 점에서 ‘세상 속의 크리스천’이란 전제는 묵직한 의미를 내포한다.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일상과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한다.

정리=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