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달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인 수출이 고유가에 발목을 잡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6년1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8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5.23(2010년 100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 떨어졌다. 2014년 12월(93.37)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은 2012년 4월(-7.5%) 이후 가장 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달 수출가격이 4.7% 올랐음에도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수입가격은 10.5%나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졌다. 수출이 늘었지만 고유가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같은 달 한국의 수입 원유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6.7% 올랐다.
수출물량지수는 157.15로 13.8%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162.39)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이 26.7%나 뛰었다. 한류 상품으로 통하는 화장품(62.3%)과 의약품(68.1%)도 호조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민관합동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에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 총력 대응키로 했다. 수출금융·마케팅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중간재 및 자본재 품목의 전략적 시장 진출을 강화키로 했다.
이동훈 선임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dhlee@kmib.co.kr
국제유가 상승에 발목 잡힌 수출
입력 2018-06-26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