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청 개편 앞두고, 주목받는 지문(知文) 라인

입력 2018-06-26 04:04

개각과 청와대 2기 개편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개인적 인연이 있거나 노무현정부 시절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이른바 ‘지문(知文)’ 라인 등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적 ‘친문(친문재인)’ 진영과는 별도로 대선 재수를 도왔던 이들은 정부 출범 1년간 주로 내각과 청와대 밖에서 국정 운영을 지원해 왔다. 지문 라인은 특히 문 대통령과 정책적 관계를 맺고 신념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아 꾸준히 인사 발탁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 야인으로 남아 있는 인사도 적지 않다.

지난 1년간 문 대통령은 ‘믿는 사람’을 주로 험지에 보냈다. 대표적으로 노무현정부 민정라인이 꼽힌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 당시 두 차례 민정수석을 역임했다. 현 정부 출범 후 노무현정부 민정라인은 국가정보원 개혁에 대거 투입됐다. 국정원 신현수 기획조정실장, 김준환 3차장, 최근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보임된 조남관 전 감찰실장이 대표적이다. 김영문 관세청장도 문 대통령의 민정수석 시절 행정관으로 함께 근무했다. 청와대 고위직으로는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만 내부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돕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 재수를 도운 정치인과 학자 등 지인들도 비교적 눈에 덜 띄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경찰 치안감 출신인 박종환 자유총연맹 회장은 문 대통령의 40년 지기다.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뒤 일부 보수단체에서 남북 정상회담 환영 집회를 여는 등 보수 여론의 변화도 감지된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각종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 2년차를 맞아 이들이 정부 운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성과가 나쁜 경제팀이 타깃이 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와 국무조정실은 최근 내각 및 참모진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문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청와대는 비서관 네 자리와 행정관급 10여 자리가, 내각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공석이다.

다만 개각·개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지금까지 분위기를 볼 때 대규모 개각·개편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말을 안 듣는다”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작심하고 비판해 관심이 쏠린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자율권이 많은 대표적 사례가 고용노동부 아니냐. 청와대가 아무리 말을 해도 (김영주) 장관이 안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장관에게 몇 번이나 최저임금 문제를 설명 좀 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차관이 이해시켜야 했는데 몇 번 하라고 해도 안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20일에도 “최저임금이 소득주도 성장의 모든 것인 것처럼 일부 언론·국민이 이해하도록 방치한 것은 정부 측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임성수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