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근거지로 하는 근본주의 유대교 ‘하레디’를 신봉하는 남성들이 여성 승객 옆자리에 앉기 싫다며 여객기 착석을 거부해 이륙이 75분간 지연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이 25일 보도했다.
하레디 교인 남성 4명은 지난 21일 저녁(현지시간) 뉴욕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는 이스라엘 국영 항공사 엘알(El Al)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들은 옆 좌석에 70대 미국인 여성과 젊은 이스라엘 여성이 앉은 것을 발견하고 옆자리에 앉을 수 없다며 앉기를 거부했다.
상황을 목격한 승객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은 상황을 정리하려고 애쓰는 여성 승무원과 대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이 “앉지 않을 거면 당장 내려 달라”고 해도 묵묵부답이었다. 남성들은 여성 두 명이 좌석을 옮기고 나서야 자리에 앉았다.
이스라엘종교행동센터(IRAC) 대변인은 “여성에게 자리 이동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두 여성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여성은 법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도 하레디 교인의 항의를 받은 엘알 항공이 80대 여성에게 자리를 옮기라고 강요한 일이 있었다. 이 여성은 엘알 항공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지난해 승소했다.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근본주의 유대교 남성들 “여성 옆자리 못앉아” 이스라엘機 이륙 지연 소동
입력 2018-06-25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