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로봇 조종해 조난자 위치 파악”

입력 2018-06-25 19:16 수정 2018-06-25 22:24
초소형 LTE 장비를 탑재한 무인 비행선 ‘스카이십’이 25일 강원도 원주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비행하고 있다. KT 제공

산 위를 떠다니던 무인 비행선 ‘스카이십’ 바닥에 붙은 상자 뚜껑이 덜컹 열렸다. 상자 안에선 드론이 항공모함에서 출동하는 전투기처럼 튀어나와 산속으로 들어갔다. 지상에서는 RC카(무선조종 자동차 모형)처럼 생긴 로봇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KT는 스카이십과 드론·로봇을 조종해 조난자가 있는 재난 현장을 수색했다.

KT는 25일 강원도 원주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스카이십 플랫폼을 활용해 조난자를 구조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1조원 규모의 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사업자 선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자 후보 사업자인 KT가 재난망을 활용한 재난안전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스카이십은 헬륨 가스를 채운 비행체에 수색 임무에 필요한 통신장비를 탑재해 만들었다. 초소형 LTE 장비가 탑재돼 반경 50m 내 조난자의 스마트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 신호를 분석하면 조난자의 이름과 나이 등 인적정보가 파악된다. 드론과 로봇은 조난자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피고 구호품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날 공개된 스카이십 기술의 완성도는 아직 미흡했다. 스카이십에서 드론이 나오기까지 1분 이상 걸렸고 현장 영상은 툭툭 끊겼다. 지상 로봇은 조난자를 바로 옆에 두고도 우왕좌왕했고 조난자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의약품을 건넸다. 시연 자리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자 KT 관계자는 “재난망 구축이 끝나는 2020년에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KT는 자사가 통신 안정성이 높아 재난망을 구축하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에 필요한 광케이블의 80%를 땅속에 묻어놨고, 높은 곳에 설치해둔 통신 중계소들이 많아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가 적다는 것이다. 위성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KT의 장점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에 재난망을 구축할 사업자를 올 하반기까지 선정한다. 이동통신사 3사는 통신장비 제조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수색용 드론, 영상관제 시스템 등 재난안전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원주=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