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 당권 주자들, 본격적인 눈치싸움

입력 2018-06-26 04:00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주자들이 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출마 예정자들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출마를 선언하거나 당의 비전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등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예비 주자들 간 물밑 교통정리가 한창인 가운데 기선제압 성격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재선의 박범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기회는 위기일 수 있다. 혁신으로 모두가 단결하고 유능함으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내 교통정리에 대해서는 “단일화는 우리 당이 나아갈 길이 아니다”며 “당대표를 뽑는 과정이 단일화다. 당원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4선의 박영선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아직 (당대표 출마) 결정을 안 했다. 좀 더 여론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차기 당대표의 역할에 대해 “국민들이 민주당 당내 통합이나 국민 통합에 좀 더 신경 쓰고 야당과 협치하는 당의 모습을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재선의 전해철 의원도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당대표 도전을 시사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집권 2년차, 이제 국정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면서 강력한 당정 협력, 당 혁신 주도, 민주적 소통 강화를 당의 과제로 제시했다.

역시 친문계로 분류되는 4선의 최재성 의원도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전당대회를 즈음해 저를 두고 (출마를 둘러싼) 논쟁이 많다. 당원과 함께 얘기하는 게 정치인의 올바른 태도”라며 당원 토론을 공개 제안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예비 주자들 간 1차 교통정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친문계에서 누가 대표 주자로 나설지가 가장 큰 관심이다.

친노·친문 좌장인 7선의 이해찬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전 의원과 최 의원도 출마 문제를 놓고 서로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문계 후보군이 어떻게 압축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5선의 이종걸 의원은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4선의 설훈 의원, 3선의 이인영 우원식 의원 등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 의원들도 당대표 출마를 두고 내부 조율 중이다.

친문·비문 등 계파 분류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에 친문 아닌 후보가 있느냐”며 “계파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장인 오제세 의원은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분리해서 선출하고, 컷오프를 통해 후보자를 각각 3명과 8명 정도로 정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