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스마트폰 등 차이나 리스크 선제 대응”

입력 2018-06-25 19:13

반도체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TV의 판매 부진도 문제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그리고 점증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 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이 한창이다. 지난 22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이어 25일에는 IT모바일(IM)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고, 26일에는 소비자가전(CE) 부문 전략회의를 연다.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은 25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각 지역 법인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난상토론 형태로 진행된다.

이날 회의에선 전략모델 ‘갤럭시 S9’의 판매 둔화 대처방안과 8월로 예상되는 ‘갤럭시노트9’의 마케팅 전략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고,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악화되는 것에 대한 대응방안 등도 논의 테이블 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9 조기 출시로 1분기 IM 부문 영업이익(3조7700억원)이 지난해 2분기(4조600억원)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이 2분기 갤럭시 S9 출하량 추정치를 1500만대에서 950만대로 낮추는 등 IM 부문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지난 1분기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SA 기준)은 1.3%로 화웨이(21.2%) 오포(17.4%) 비보(15.1%) 샤오미(13.0%) 애플(9.4%) 등에 크게 뒤진다. 더욱이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분기 기준 1억대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22일 DS 부문 전략회의에선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반독점 조사, 미·중 무역분쟁 영향 등이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하반기 3D 낸드플래시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중국 업체를 비롯한 경쟁사와의 ‘초격차 유지’ 전략, 지난해 별도 사업부로 독립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26일에는 김현석 CE 부문장(사장) 주재로 QLED TV 및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 마케팅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