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말러(1860∼1911)가 편곡한 베토벤 교향곡은 어떤 느낌일까.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부천필)가 창단 30주년을 맞아 다음 달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가 편곡한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과 제3번 ‘영웅’을 상임지휘자 박영민(53·사진) 지휘로 국내 초연한다. 제목은 ‘말러가 바라본 베토벤’. 한층 더 웅장한 관현악으로 재탄생한 베토벤의 명곡을 들을 수 있다.
지휘자 박영민은 2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말러가 편곡한 베토벤 교향곡은 장대하고 상상력 넘치는 관현악법이 살아있어서 색다른 재미가 있다”며 “두 거장의 예술적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베토벤의 ‘운명’은 교향곡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영웅’은 베토벤의 개성이 녹아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말러는 탐미 의식과 염세주의를 동시에 표현한 낭만파 시대의 마지막 작곡가로 평가된다. 베토벤이 작곡한 원곡은 연주자 60여명이 참여하는 2관 목관악기 편성이었다. 말러는 두 곡을 연주자 100명 규모의 4관 편성 오케스트라로 바꿨다. 다양한 악기가 포함된 대편성으로 두 곡은 더 화려하고 웅장해졌다.
서울대 작곡과 졸업 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박영민은 국제 모차르트 재단이 주는 베른하르트 파움가르트너 메달을 수상했다. 현재 추계예술대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8년 부천시립예술단 산하 기관으로 창단된 부천필은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로 유명하다. 2005년 음악 단체 최초로 호암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천시 지원으로 티켓 가격이 저렴하다. 전석 1만∼3만원.
강주화 기자
말러와 베토벤의 만남, 웅장함이 배가되다
입력 2018-06-2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