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비둘기 드론으로 반체제 단체 감시

입력 2018-06-25 18:49

중국이 기존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비둘기 모양의 드론(무인항공기)을 개발해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일부 지역에서 운용하고 있다. 비둘기 드론(사진)은 새들도 같은 무리로 착각할 만큼 정교하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 5곳 이상의 성(省)에서 인민해방군과 정부기관 등 30개 이상 기관이 비둘기 형태의 드론 및 관련 장치를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비둘기 드론은 특히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이슬람 분리주의운동이 거센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 중앙정부의 감시·통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 드론은 코드명 ‘Dove(비둘기)’라는 새로운 ‘스파이 조류’ 프로젝트로, 시안 서북공업대학의 쑹비펑 교수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쑹 교수는 중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J-20’ 개발 프로그램의 선임 과학자로도 유명하다.

이 드론은 실제 비둘기 동작의 90% 정도를 구현했으며 기존 드론과 달리 날개를 퍼덕이면서 공중으로 솟아오르거나 회전하는 동작이 새와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드론은 2000차례 이상의 시험비행을 거쳤다. 드론이 비행할 때 새들이 진짜 새로 착각해 함께 날기도 했고, 겁이 많은 양 떼도 바로 위로 지나가는 드론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드론의 무게는 200g, 날개폭은 50㎝이며, 최대 시속 40㎞로 30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 위성항법장치(GPS) 안테나, 데이터 송수신 장치 등도 장착했다. 또 소리가 조용하고 저공비행이 가능해 기존 방공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도 조류 드론을 개발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의 비둘기 드론도 충돌방지 시스템 미비로 다른 드론과 충돌할 수 있고 강한 바람이나 폭우, 폭설, 전자기파 등에 약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