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이 24일(현지시간)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8∼29일 열리는 정례 EU 정상회의에서도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16개국 정상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식 미니 정상회의를 열어 난민 문제를 논의했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솔직하고 개방적인 대화가 오갔다”면서도 “구체적인 결론이나 결과는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8개 회원국 모두를 기다릴 순 없다”면서 “양자와 3자 협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아프리카·중동 난민들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나라의 정상들은 더블린 조약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더블린 조약은 난민이 처음 들어온 EU 회원국에 망명 신청을 해야 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반(反)난민 정책을 앞세워 집권한 이탈리아의 우파 포퓰리스트 주세페 콘테 총리는 “난민 문제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터키와 리비아 등에 난민보호센터를 설립해 망명 신청을 받고 EU 국경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탈리아는 난민 600여명을 태운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의 입항을 거부했었다.
난민 문제를 둘러싼 EU 정상들의 갈등이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우리가 난민 문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솅겐 조약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겉돈 EU 정상 모임… 난민 문제 뾰족수 못내
입력 2018-06-25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