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이어 꽁치·도루묵도 밥상서 사라진다

입력 2018-06-25 18:19

한국의 어업 지도가 반세기 만에 확 달라졌다. 동해에서 많이 잡혀 ‘국민생선’으로 불리던 명태와 꽁치는 씨가 말랐다. 지난해 풍어였던 도루묵도 1970년 어획량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서해의 ‘귀한 몸’ 조기 역시 생산량이 90.7%나 급감했다. 한국 근해의 수온이 약 1도 오르면서 벌어진 일이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0년 동안 한국 근해의 평균 수온은 1.1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수온상승분(0.5도)보다 2.2배 더 빠르게 뜨거워졌다.

수온 상승은 한반도 주변 바다에 서식하는 어종의 급격한 변화를 낳았다. 50년간 수온이 1.7도 오르면서 삼면의 바다 가운데 변화폭이 가장 컸던 동해에선 명태가 사라졌다. 1970년만 해도 연간 1만1411t을 잡았던 명태는 지난해 어획량이 1t에 그쳤다. 그나마 해양수산부가 명태 복원을 위해 치어를 방류한 덕분에 양이 조금 늘었다.

꽁치도 비슷한 상황이다. 연간 2만2281t이 잡혔지만 지난해에는 725t밖에 잡지 못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도루묵의 어획량도 4907t으로 48년 전 어획량(1만3767t)과 비교해 64.6%나 줄었다.

수온 변화폭이 적은 바다도 어종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서해의 경우 50년간 수온이 0.3도 오르는데 그쳤지만 참조기는 멸종되다시피 했다. 1970년만 해도 연간 1만1526t을 잡았지만 지난해 외획량은 1076t까지 줄었다. 연간 3만6639t을 건져냈던 서해 갈치의 어획량도 90% 이상 감소했다. 수온에 민감하다는 어류의 특성에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치어까지 잡아들이는 불법 어구가 가세한 결과다.

통계청은 줄어들고 있는 어업 자원을 늘리려면 보호와 방류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어리 등 12개 어종에 국한돼 있는 ‘총 허용어획량’을 다른 어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요 어종을 양식해 방류하는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