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1%의 기적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한 후 16강 진출이 무산된 줄 알았다. 하지만 독일이 2차전에서 극적으로 스웨덴을 꺾은 덕분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됐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려면 우선 27일(한국시간) 열리는 독일과의 3차전에서 넉넉한 점수 차로 이겨야 한다. 또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인 한국이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을 꺾긴 쉽지 않다. 비록 세대교체에 실패한 독일이 1차전에서 멕시코에 0대 1로 패하고, 2차전에서 스웨덴에 2대 1로 신승하는 등 예상 외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한국에겐 버거운 상대다.
미국 통계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1%에 그쳤다. 독일이 87%로 가장 높고 멕시코가 72%, 스웨덴이 40%로 평가됐다.
자국 언론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독일은 한국전에서 대승을 거둬 분위기를 반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력 공백이 적지 않다. 수비의 핵심 제롬 보아텡이 스웨덴전 퇴장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고, 수비형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는 스웨덴전에서 코뼈가 부러졌다. 불안한 독일은 스웨덴전을 치른 다음 날 FIFA에 휴식일로 통보해 놓고 정상훈련을 진행하는 트릭(속임수)을 썼다.
문제는 한국 상황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공수조율의 핵심인 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독일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지난 두 경기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수비수 장현수도 선발로 나설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
한국은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에 도전하기 위해, 또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3패를 면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독일전에 임할 수밖에 없다. 멕시코전에서 깜짝 선발로 출장했던 문선민은 25일 인터뷰에서 “독일전에 1분이라도 출전 시간이 주어진다면 발에 땀이 나도록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독일의 윙백들이 공격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뒷공간이 자주 열린다”며 “우선 수비에 도움을 주면서 역습 때 독일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주세종은 “독일전에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최선을 다해 도전해야 한다”고 전의를 다졌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베이스캠프에서 독일전에 대비해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부상을 당한 박주호와 기성용은 호텔에 머물지 않고 훈련장에 나와 동료들을 응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1%라도 주저앉을 순 없다… 태극전사, 독일전 기적에 도전
입력 2018-06-26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