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전쟁의 포성 다시는 없게… 북한에도 복음을”

입력 2018-06-25 00:01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왼쪽)가 24일 주일예배 때 6·25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서울 영락교회가 24일 개최한 북한선교대회에서 어린이들이 미니교회 모형 타일에 통일의 소원을 담은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황윤태 기자
6·25전쟁 발발 68주년을 앞두고 참전 용사에게 감사를 전하는 예배가 열리고 통일과 북한 복음화를 위한 선교대회가 개최되는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24일 주일 3부 예배에서 교인 중 김남기(83) 강남현(90) 백양환(85) 집사 등 6·25 참전용사 3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영훈 목사는 “우리는 6·25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 예배에 참석한 참전용사와 감사패를 받은 분들께 진정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축하했다. 참전용사들은 교회학교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교인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교회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후손들에게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알리기 위해 7년 째 감사패 수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생존 참전용사 364명이 감사패와 격려금을 받았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는 이날 교회 내 베다니광장에서 ‘2018 북한선교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대회는 평화에 초점을 맞췄다.

베다니광장 입구에 세워진 십자가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머리 부분에는 녹슨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면류관이 씌워졌다. 사진을 찍고 있던 성도 신명희(65·여)씨는 “십자가 하나에 전쟁의 아픔과 평화에 대한 소망이 모두 담긴 것 같다”며 “남북관계도 개선되고 있으니 북한 기독교인들이 자유롭게 예배드릴 날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타일로 만든 미니 교회에는 북한 복음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성도들은 다양한 색깔의 타일 지붕 위에 ‘복음 통일 이뤄 주소서’ ‘차가운 북녘 땅에 주님의 복음이’ 등의 메시지를 적으며 기도했다. 어린 자녀들에게 메시지를 읽어주며 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성도도 있었다.

자유를 찾아온 120여명의 탈북 기독교인들은 북한 문화를 소개했다. 2014년 탈북한 이후 3년째 선교대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영우(가명·23)씨는 땀을 흘리며 ‘속도전떡’을 반죽하고 있었다. 속도전떡은 옥수수 가루를 물로 뭉친 뒤 소금과 설탕을 찍어 먹는 북한 음식이다. 김씨는 “자유를 찾아 온 곳에서 복음도 얻었다”며 “복음으로 남과 북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도 NGO가 북한에 인도적 목적으로 지원하는 영양빵 시식, 북한 퀴즈 및 팔찌 만들기 등의 행사도 이어졌다.

베다니광장 한쪽에 있는 북한선교 헌금함에 헌금한 김민서(76)씨는 “남북관계가 해빙되면서 복음의 길은 열리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오랫동안 공고하게 유지된 체제를 비집고 복음이 들어가려면 기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영락교회 북한선교부 담당 한현수 목사는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향한 인적·물질적 준비는 필요하다”며 “북녘 땅에 다시 영적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1∼23일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는 기독 장병과 군인가족이 참가한 ‘제28회 6·25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가 열렸다. 1만5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이 땅에 전쟁의 포성이 다시는 울리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이 목사는 “북한과의 통일시대를 복음으로 이뤄 나가야 한다”면서 “기도하는 십자가 군병들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곽선희 소망교회 원로목사는 약한 것도 실패한 것도 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라고 믿으며 감사할 것을 주문했다. 또 즐겨 암송하는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이버의 기도문을 인용해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냉정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가질 것”을 권면했다.

설교를 들은 장병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강한 군대’ ‘군 선교’ 등의 제목을 놓고 기도시간을 가졌다. 정경두 합참의장은 “이번 성회가 이 땅에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불씨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성회에서는 구호단체인 한국컴패션이 불우 어린이를 돕는 사역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신상목 유영대 황윤태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