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단체장들이 다음달 일제히 취임식을 갖는다. 이번 취임식에서는 ‘형식 파괴’가 눈에 띈다. 과거의 권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취임식 대신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부산 부산진구는 서은숙 구청장 당선인 취임식을 장애인, 노인, 영세상인 등과 함께 ‘주민 주권시대 선언식’으로 대신한다고 24일 밝혔다. 취임선언문에도 어려운 이웃들을 배려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서 당선인은 “살기 좋은 구청은 구청장 홀로 만드는 것이 아니란 생각에서 주민과 함께 하는 선언식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철훈 영도구청장 당선인은 구청 강당에 소외계층들을 초청해 간단한 취임식을 가진 뒤 지역 내 복지관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하고 점식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당선인은 구민들에게 제대로 된 구정 계획안을 보고하기 위해 취임식 일자를 6일로 늦추고 노원구민회관에서 본인이 직접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선갑 광진구청장 당선인은 취임식 장소를 건국대 새천년관 지하2층 대공연장으로 정했다. 청년 일자리에 대한 정책을 적극 펼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취임식을 시민참여형으로 꾸밀 계획이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시민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콘셉트로 취임식 방향을 정했다. 취임식에서 ‘시민이 행복한 도시 부산’을 만들겠다는 뜻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 당선자의 취임식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대공연장 야외무대에서 가질 계획이다. “취임식을 화려하지 않게 진행해 달라”는 당선인의 각별한 당부에다 ‘도민이 주인인 경기도’ ‘문재인정부가 열어가고 있는 한반도 평화시대의 중심이자 상징인 경기도’의 의미를 취임식에 담기 위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식을 어떻게 할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몇 가지 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현장을 찾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자는 강당에서 관례적으로 진행해오던 과거와 달리 시청 남문광장에서 ‘시민과 함께’라는 콘셉트로 취임식을 갖기로 했다.
취임식을 아예 생략하는 단체장도 있다. 부산 동래구는 김우룡 당선인이 취임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취임식 대신 취임사를 직접 준비해 주민과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로 했다. 김 당선인은 취임식 오찬도 구청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주민들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김 당선인은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동래구가 나아갈 비전을 취임사에 담아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구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부산 북구 정명희 당선인은 취임식 대신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구포시장에서 ‘취임 신고식’을 갖기로 했다. 상인 등 주민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며 구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전국종합 bhyoon@kmib.co.kr
권위 던지고 주민과 함께… 단체장 취임식 ‘틀’ 깬다
입력 2018-06-25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