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최정우(61·사진) 포스코켐텍 사장이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김만제 전 회장 이후 20년 만에 비(非)서울대, 비엔지니어 출신이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포스코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최 사장을 CEO 후보로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최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포스코의 새로운 기업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최 사장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했다. 포스코와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에서 전략과 재무 담당 임원을 두루 거친 최 사장은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당시 포스코는 글로벌 저성장과 철강경기 위축이라는 경영 여건 속에 신규 투자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최 사장은 그룹 구조개편을 강도 높게 추진해 비핵심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을 효율성 있게 재편했다. 따라서 앞으로 전체 그룹 경쟁력을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포스코가 최 사장을 차기 CEO로 낙점한 데는 전통적인 철강 사업에서 벗어나 비철강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최 사장은 지난 2월부터 비철강 분야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의 수장을 맡아 신성장동력인 소재 분야 사업을 지휘해 왔다.
포스코는 향후 친환경 소재나 부가가치 탄소 소재 등 신소재 사업과 전기차 시대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 등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 사장은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적용한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에 중점을 두어 전 사업 영역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24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해가는 기업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 성공 역사를 바탕으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경영 계획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승계 카운슬(council)은 지난 22일 최종 면접 대상자 5명을 추려낸 뒤 하루 동안 심층면접을 통해 장인화(63)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최 사장으로 후보군을 좁혔다. 이어 23일 두 후보를 대상으로 2차 면접을 진행한 결과 최 사장이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차기 CEO 인선 과정에서 ‘밀실 인사’ ‘짬짜미 심사’ 논란이 계속되자 최종 후보 선정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포스코, 20년 만에 非서울대· 非엔지니어 출신 CEO 낙점
입력 2018-06-2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