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설레는 이산가족… 8월 20∼26일 눈물 상봉

입력 2018-06-22 18:58 수정 2018-06-22 23:39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는 8월 20∼26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개최된다.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4·27 판문점 선언에 담긴 내용으로 2015년 10월 제20차 행사 이후 2년10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남북은 22일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상봉 대상은 남북 각각 100명이다. 남북은 다음 달 3일까지 생사확인의뢰서를 교환하고, 8월 4일 최종 명단을 주고받을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는 1명의 가족을 동반할 수 있도록 했다.

남측은 상봉 행사 5일 전인 8월 15일 행사·통신 관계자로 구성된 선발대를 금강산에 파견해 사전 준비에 들어간다. 남북은 상봉 장소인 금강산 면회소가 10년 가까이 방치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시설 보수 작업을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측 시설점검단이 오는 27일 금강산 면회소 현지에 파견된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양측 대표단이 모두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수석대표 접촉, 대표 접촉, 종결회의를 거쳐 오후 7시19분 공동보도문을 교환했다. 당초 정부가 강조했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상봉 정례화, 전면적 생사 확인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한국적십자사 회장은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양 정상이 합의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우리는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만나고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송환 문제도 거론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문제들을 제기했지만 여러분들에게 (설명)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데 조금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북측이 탈북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흐름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은 “오늘 아주 소중한 합의를 이뤘고 이제 시작”이라며 “이 시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북남이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 우리 측에선 박 회장과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북측은 박 부위원장을 비롯해 한상출·김영철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이 나왔다. 우리 측 대표단은 회담을 마치고 금강산 면회소를 둘러봤다. 박 회장은 “현재 상태로는 어려운 점이 많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