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모두 내부자… ‘전문 경영’에 무게

입력 2018-06-22 18:13 수정 2018-06-23 04:04

포스코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5명을 공개했다. 모두 포스코 내에서 오랜 기간 신임을 받아 온 전·현직 임원이어서 ‘전문 경영’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린 5명 중 대부분이 권오준 회장 라인이라는 점은 아쉽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의 차기 CEO 후보를 심사하는 승계 카운슬(council)은 22일 김영상(61)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65)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60)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63)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61)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차기 CEO 후보 자격심사 대상자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후보군은 주로 권 회장이 발탁한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다. 김영상 사장은 포스코대우 철강본부장 등을 거쳐 2015년 7월 사장으로 선임됐다. 현재 ‘포스코의 2인자’로 불리는 오 사장은 마케팅본부장, 철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철강 1부문장을 맡고 있다. 철강 2부문을 이끌고 있는 장 사장은 신사업관리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다. 최 사장은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포스코 가치경영실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현직이 아닌 후보는 김진일 전 사장뿐이다. 김 전 사장은 2014년 권 회장이 선임될 당시 본선 후보 5명에 같이 오른 인물이다. 그는 권 회장 선임 이후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가 지난해 퇴임했다.

외압 논란을 막기 위해 관료 출신이나 외부 인사는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조석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사장 등은 탈락했다. 후보군이 주로 권 회장 라인으로 채워지면서 정치권이 제기해온 ‘밀실 인사’ ‘짬짜미 심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CEO 후보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정의했다. 포스코는 “세계 경제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역량, 그룹의 발전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혁신역량, 철강 인프라 신성장 등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사업추진 역량을 3대 세부 역량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는 후보를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후보 5명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와 면접을 통해 다시 2명으로 압축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2차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1인이 가려지게 된다. 최종 후보는 이르면 오는 25일 이사회를 거쳐 확정되며 다음 달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승계 카운슬이 후보군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적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사퇴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