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불법이민자 아동·청소년 수용시설을 방문하는 길에 입은 의상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고 미 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 접경지역에 있는 불법이민자 아동·청소년 수용시설 ‘업브링 뉴호프 칠드런센터’를 방문했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텍사스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던 멜라니아 여사의 녹색 재킷이 카메라에 잡혔다. 39달러짜리 자라(ZARA) 제품인 이 재킷 뒷면에는 “나는 정말 상관 안 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미국 언론은 멜라니아 여사의 재킷에 대해 “부적절하다” “사려 깊지 못하다”며 갑론을박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칼럼에서 “재킷게이트(jacket gate)”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대변인은 “그저 재킷일 뿐 거기에 숨겨진 메시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구는 가짜뉴스를 언급한 것”이라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철회하도록 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의 막후압박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번 수용시설 방문도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CBS는 전했다.
한편 시사주간지 타임은 7월 2일자 최신호 표지(사진)에 트럼프 대통령이 온두라스 2살 소녀를 내려다보며 “미국에 온 것을 환영해(Welcome to America)”라고 하는 사진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서 울고 있는 소녀를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이 소녀의 사진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이민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불러일으켰었다. 가디언은 “트럼프는 항상 자신이 나온 타임 표지를 자랑스럽게 전시했지만, 이번 호의 표지는 그의 골프클럽에 걸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난 상관 안 해”… 멜라니아 재킷 트럼프 겨냥?
입력 2018-06-23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