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의 흑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소득 격차가 커지고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사이에 공공부문은 최대 호황을 누렸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공공부문계정(잠정)’을 보면 정부와 공기업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수지는 5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1000억원 늘었다. 2007년 통계를 작성한 뒤로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2014년 흑자 전환 이래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세수와 사회부담금 증가가 흑자의 발판이었다. 공공부문 총수입은 815조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법인세, 소득세 등이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총지출도 76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지만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총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2007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앙정부의 적자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8조8000억원 줄었다. 법인세, 부가가가치세 등 조세 수입이 크게 늘어서다. 지방정부의 흑자 규모는 9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복지와 투자 지출액보다 지방세 수입이 더 많았다.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비금융공기업은 5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지출 등이 늘어난 탓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세수·사회부담금 증가로 정부·공기업 흑자 규모 ‘사상 최대’
입력 2018-06-22 18:28 수정 2018-06-22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