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축구에서도 새겨들음직한 말이다. 좌우 측면 중 한 쪽이 부실하면 상대팀은 그 지점을 집중 공략한다. 경기장이 큰 축구의 특성상 동료 선수가 협력 수비를 가기도 쉽지 않다. 허약한 측면 수비는 위협적인 침투와 골대 앞 크로스로 이어진다.
2018 러시아월드컵 시작 직전 왼쪽 수비의 핵심이었던 김진수를 부상으로 잃은 신태용호는 멕시코전을 앞두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 대체자 박주호마저 지난 18일 열린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왼쪽 수비 공백은 상대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전술을 바꿀 수 있는 멕시코에 대비해 반드시 메워야 하는 부분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22일 “멕시코가 독일의 우측 수비를 약점이라고 판단하고 집중 공략하더라”며 “우리와의 경기에서는 부상자가 속출한 왼쪽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탄탄한 측면 수비는 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박주호 부상 이후 공격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김태륭 SPOTV 해설위원은 “스웨덴전의 경우 우리 공격의 60%가 오른쪽 라인에서 이뤄졌다”며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루트가 치우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멕시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한국의 경우 수비 후 역습 전략을 주로 펼치게 된다. 공수 양면으로 출중한 선수가 측면 수비를 맡아줘야 공격의 다양성이 더해져 반전 가능성이 올라간다.
스웨덴전에서 박주호 대신 교체 출장한 선수는 김민우(사진)다. 김민우는 후반 20분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며 결승골을 허용한 뒤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래도 김민우”라고 입을 모은다. 김대길 위원은 “지난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다소 위축됐겠지만 김민우는 원래 민첩하고 일대일 상황에서도 강한 선수”라며 “공격수 출신으로 날카로운 공격 가담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태륭 위원도 “발기술이 좋고 볼을 잘 다루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공수 밸런스가 좋은 선수로 알려진 홍철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정통 왼쪽 측면 수비수로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단 1실점도 벼랑 끝에 몰린 한국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누가 나서든 활약이 절실하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영웅이 부상당하거나 은퇴한 경우에 벤치 선수가 새로운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현우 방극렬 기자 base@kmib.co.kr
부실한 날개 파고드는 멕시코… 김민우 눈물 털고 힘내야
입력 2018-06-23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