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거미손? 스웨덴전 신들린 선방 조현우 vs 獨 대포알 온몸으로 막은 오초아

입력 2018-06-23 04:03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나는 한국과 멕시코의 수문장 맞대결이 축구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월드컵에서 신구 거미손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현우(대구 FC)와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 리에주)가 자존심 싸움을 펼친다.

조현우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스웨덴을 상대로 치른 월드컵 데뷔전에서 여러 차례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이 스웨덴에 0대 1로 졌지만 국내외 언론들은 선방을 펼친 조현우의 활약상을 비중 있게 다뤘다.

조현우는 이날 경기에서 전·후반 각각 1차례씩 위협적인 유효슈팅을 막아냈다. 이 밖에도 탁월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측면에서 올라오는 스웨덴의 공중 크로스를 잡아내는 안정적인 모습까지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이 없었다면 한국이 스웨덴에 대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우는 2013년부터 소속팀 대구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토종 골키퍼다. 대구는 2014∼2016년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됐지만 조현우는 개의치 않고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았다. 조현우는 대구가 K리그1(1부 리그)로 승격한 지난해 경기당 평균 1.37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이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평균 실점 기록이었다. 또 리그에서 가장 많은 74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2017 시즌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오초아 역시 지난 18일 FIFA 랭킹 1위의 우승후보 독일을 상대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그는 독일 공격수들의 대포알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팀이 1대 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이끌어냈다. 토마스 뮐러, 메수트 외질, 토니 크로스 등 화려한 독일 공격진은 총 25개의 슈팅(유효슈팅 9개)을 날리며 멕시코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오초아의 선방에 번번이 막혀 눈물을 삼켰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골키퍼 오초아에게 평점 8.5점을 줬다. 멕시코 수비수 가야르도(8.7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오초아는 183㎝의 키로 골키퍼치고는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타고난 반사신경과 민첩함을 바탕으로 상대의 날카로운 슈팅을 예측해 막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오초아는 2006년과 2010년 월드컵에서 벤치 신세를 졌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진가를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노련미를 더한 오초아는 ‘16강 단골손님’ 멕시코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