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이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스웨덴 경기 단체응원전에 직원들의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18일 도교육청 세미나실에서 직원 100여명과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김 교육감은 이날 경기시작 30분 전쯤에 도교육청에 도착해 단체응원에 참석, 경기가 끝난 후 귀가했다.
도교육청은 한국전을 앞두고 각 부서에 전화를 걸어 교육감이 참석하는 응원전에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부서별로 직원들의 참석 인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원전에는 도교육청 본청 전체 직원의 4분의 1 정도가 참석했고 참석자 중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여직원도 있었다.
김 교육감이 참석한 응원전은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 대부분은 비공식 행사에 교육감이 온다는 이유로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참석했다고 털어놨다.
직원 A씨는 “재선에 성공한 교육감이 참석하는 행사에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응원전에 참가했다”며 “업무와 상관없는 행사에 강제로 동원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응원전을 준비한 부서 직원이 각 부서에 전화를 걸어 참석 인원을 알려달라고 했다”며 “직원들이 반강제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직원 C씨는 “김 교육감은 평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시했는데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며 “교육감이 참석하는 응원전은 업무의 연장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친목 도모차원에서 단체 응원전을 준비한 것이고 직원들을 강제로 동원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며 “참석 인원을 미리 파악해서 치킨과 음료를 준비해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김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심야 행사에 참석한 자체가 문제”이라며 “직원들의 순수한 행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선에 성공한 김 교육감은 인수위원회 성격의 출범준비위원회를 가동했다. 교육청 직원 2명을 제외하고 준비위에 참여한 외부 인원 10명은 1일 최대 15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준비위에 책정된 예산은 8900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와 도민의 제안을 수용해 만든 공약을 실현 가능하도록 가다듬고 교육 문제에 대한 외부의 다양한 시각을 정책에 반영하게 된다. 김 교육감 측은 “지난 1기의 성과를 분석하고 외부 전문가의 시선에 맞춰 2기를 제대로 출범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충북교육청, 재선 교육감 참석 월드컵 응원에 직원 강제 동원 논란
입력 2018-06-21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