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충청지역 농가들이 냉해와 우박에 이어 과수화상병 피해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
21일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을 보인 평창지역의 한 사과과수원이 전날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의 꽃과 잎, 열매, 가지 등이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마르는 세균병으로 고온에서 전염속도가 빠르다. 화상병으로 확진되면 발병한 과수원을 포함해 발견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 모든 과수를 폐기해야 하며, 발생구역 내에서 3년간 과수를 재배할 수 없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주산지인 경기도와 충남·충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견됐고, 강원도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에는 전국 43농가 42.9㏊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2016년엔 17농가 15.1㏊, 지난해 33농가 22.7㏊가 피해를 입었다. 평창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평창사과를 집중 육성해 가는 과정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충북 제천시 백운면에선 2015년에 이어 3년 만에 과수화상병이 재발했다. 백운면 사과재배 농가 2곳은 지난 5일 과수화상병을 확진 받았다. 발병지 인근 농가를 중심으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 농가가 10개 농가로 늘어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이상저온에 따른 농작물 냉해 피해도 심각하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주지역에서 지난 4월 7∼8일 발생한 이상저온에 따른 냉해 조사를 벌인 결과 사과·복숭아·배 등 1948개 농가에서 1320㏊가 피해를 입었다. 이에 더해 단양군은 지난달 29일 가곡면과 어상천면 일대에 우박이 내리면서 3㏊ 가량이 농작물 피해를 보기도 했다.
강원도에선 지난 4월 이상저온으로 인해 동해와 삼척, 고성을 제외한 15개 시·군 1136개 농가가 604㏊ 면적에서 냉해를 입었다. 충남지역은 2512개 농가가 2249㏊ 면적에서 피해를 봤다. 충남도 관계자는 “냉해 피해는 매년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이렇게 광범위하게 발생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국비와 도비 등을 투입해 피해 농가에 농약대와 피해대금, 생계지원비를 긴급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춘천·제천·홍성=서승진 홍성헌 전희진 기자 sjseo@kmib.co.kr
냉해·우박 이어 과수화상병… 강원·충청 농가 ‘삼중고’
입력 2018-06-22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