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증시… 배당주로 갈아탈까?

입력 2018-06-21 19:13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꼽히는 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다음 달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예고하면서 기업들의 배당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고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 상대적으로 배당주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증시 상황이 나빠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을 받아도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중간배당을 결정한 코스피 상장사는 30여곳이다. 삼성전자, 아이엔지생명, 쌍용양회, S-Oil 등이 눈에 띈다. 국내 기업의 배당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 총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늘었다.

중간배당은 8월에 입금돼 ‘8월의 보너스’로도 불린다. 중간배당을 받으려면 해당 종목의 주식을 오는 27일까지 사야 한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배당으로 소폭이나마 만회할 수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전상용 연구원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조짐이 보일 땐 경기방어주와 배당주로 회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배당주는 정유, 통신, 은행주를 추천하고 그중 배당주와 경기방어주 성격을 동시에 가진 통신주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중간배당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꾸준히 배당 정책을 펼쳐온 삼성전자, 포스코, 한온시스템을 추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중간배당 모범생 기업군’으로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S-Oil, 하나투어, 대교 등을 꼽았다. 중간배당을 주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건실한 우량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금융투자업계는 특히 국민연금이 다음 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기업들의 배당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 지분을 가진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의 배당 확대 등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낮은 기업은 앞으로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SK증권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종목 중 최근 3년 연속 흑자이면서 무배당이었던 종목들을 정리했다. 지분율 순으로 현대미포조선, 대한해운, 후성, 덕산네오룩스, 원익머트리얼즈 등이다. 최근 3년 연속 배당성향이 10% 이하였던 종목으로는 대림산업, 신세계,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네이버 등이 꼽혔다. 모두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다.

다만 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저금리 시대에 매력이 높다. 고금리 시대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배당주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 신승진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높지만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높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종목을 선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배당주 투자는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보는 게 바람직하다”며 “중간배당주의 경우 5년 이상 투자 시 코스피 대비 뚜렷한 초과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조사된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