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오해와 진실’] “만족한 결과 보여도 약물치료는 계속해야”

입력 2018-06-24 21:08

탈모 고민은 현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자신의 탈모를 치료하고자 고추냉이와 비둘기 배설물 등을 두피에 발랐고, 이집트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연인 시저의 대머리를 치료하기 위해 태운 생쥐, 말의 이빨, 곰 기름 등을 그의 머리에 도포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 대머리는 ‘민머리’라 불렸고, 이를 뜻하는 한자어가 독두(禿頭) 등 다섯 가지나 됐다는 것은 대머리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지속돼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치료가 불가능한 영역에 있던 탈모가 치료제와 수술 등이 개발됨에 따라 개선이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됐지만, 여전히 탈모인들은 근거 없는 속설에 의존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도움말을 통해 탈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염색이나 파마 등 잦은 헤어시술로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잦은 염색이나 파마는 모발에 손상을 입혀 머릿결을 상하게 하거나 일시적으로 두피에 염증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헤어시술로 인해 탈모가 진행 되지는 않는다. 김현진(사진) 인천지오피부과 원장은 “대표적인 탈모인 남성형탈모는 유전적 소인, 남성호르몬, 나이에 의해 좌우되는데 특히 남성호르몬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두피에서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면 DHT로 변하는데, 이 DHT는 모발의 성장기를 짧게 해 모발을 가늘고 색이 옅어지게 하는 작용을 한다. 환자들의 탈모부위에서 DHT가 많이 생성되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빗으로 두드리면 머리가 빨리 자란다?

결론부터 말하면 탈모치료를 위해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거나 두피를 지그시 눌러주면 혈액순환이 잘돼 탈모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자주 두드리면 두피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오히려 탈모치료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다. 뿐만 아니라 두피염증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빗으로 두피를 자극하는 행위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샴푸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 보호위해 자주 머리를 감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카락 한 올도 소중한 탈모인들은 머리를 감다가 모발이 빠질까 두려워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려한다. 그러나 머리를 잘 감지 않으면 두피에 계속 쌓이는 노폐물과 기름기로 인해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또 샴푸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어차피 빠질 모발들이며, 머리를 매일 감거나 2∼3일에 한 번 감는 것이나 전체적인 탈모의 양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의학적 치료 통해 개선된 탈모, 만족할 만한 결과 얻으면 치료중단해도 괜찮다?

탈모는 전문의와 상의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모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치료를 지속해야한다. 탈모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수술로 나뉘며, 약물치료는 또 다시 바르는 약과 복용하는 약으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형태로 중단하면 효과가 사라져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 따라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을지라도 치료는 꾸준히 이어 나가야한다.

▷모발이식 후 빠지는 머리카락, 수술 실패일까?

김현진 원장은 “모발이식 직후에는 이식한 모발이 다시 빠지며 수술효과를 실감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빠진 70∼80%의 모발은 3∼4개월이 지나면 다시 자라기 시작하고, 점차 굵어진다”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모발의 수와 두께가 증가해 수술 후 1년경과 시점에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조바심을 갖지 않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모발과 두피관리를 시행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