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계절, 50대이상 대상포진 조심!

입력 2018-06-24 21:09

지난 6월 첫날 대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폭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 체온조절의 어려움, 식욕 저하 등으로 체력이 떨어져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여름철에 더위에 따른 면역력 감소로 발병률이 증가하는 질환이 있다. ‘통증의 왕’으로 악명 높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 환자 5명 중 1명은 무더운 여름철에 발생, 고위험군 주의 필요=대상포진은 여름철인 7∼8월에 전체 환자의 약 25%가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7만624명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8월에 8만9465명이 발생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에 환자가 1월 대비 약 27%나 증가하는 셈이다. 대상포진의 주요한 발병 원인은 특별히 계절적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름철 체력 저하가 면역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50대 환자가 17만9376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14만2260명), 40대(11만5959명), 70대(8만5861명) 순으로 나타나 50대 이상 중장년층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형 교수는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고혈압·당뇨를 앓는 만성질환자는 대표적인 대상포진 고위험군이기도 하다”며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기초 체력이 떨어져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지금부터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초기치료 시기 놓치면 합병증 위험↑=대상포진에 걸리면 가려움, 따끔거림, 발진이 생길 부위에 통증 등의 전구증상이 수일간 발생하는데 일부 환자들은 발병 초기 열이 나는 듯한 느낌과 전신 쇠약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여름철 흔히 나타나는 열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하거나 ‘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통증과 함께 띠를 이룬 붉은 수포가 몸 한 쪽에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하고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대표적인 대상포진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의 수포가 모두 사라진 후에도 수주에서 수개월, 혹은 수년까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통증을 남긴다. 한 통증 척도에 의하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출산의 통증, 수술 후 통증보다도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는 환자들은 만성피로, 수면장애, 식욕부진, 우울증까지 호소하기도 한다.

◇예방효과·안전성 프로파일을 고려한 백신 접종으로 대상포진 대비=대상포진의 골든타임은 72시간이다. 따라서 대상포진 증상이 나타난다면 72시간 내 병원을 찾아 조기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포진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야외 활동 최소화, 적절한 휴식, 정기적인 수분 보충 등으로 여름철 면역력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접종 후 약 1∼3주 후 예방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바로 접종하는 것이 대상포진 예방에 도움 된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대상포진 백신은 두 종류로 수입산 백신과 국산 백신이 있다. 백신 접종 시 대규모 임상연구뿐 아니라 실제 진료환경 내 연구에서 예방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하였는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수입산 백신은 두 가지 데이터를 모두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10년 동안 전 세계에서 4400만 도즈 이상이 시판됐다. 또한 50세 이상에서 1회 접종이며 접종 시 약 70%∼51%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이 교수는 “중장년층과 만성질환자는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과 대상포진 모두에 취약하기 때문에 평소 몸 상태를 유심히 관찰해 대상포진을 온열질환 초기 증상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대상포진은 통증이 심하고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50세 이상이라면 미리 백신을 접종해 보다 확실하게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