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비밀감옥 고문 고발한 그림들

입력 2018-06-20 21:58
아랍에미리트(UAE)가 예멘 남부에서 비밀리에 운영하는 수용소에서 유출된 수감자들의 메모. AP통신은 20일 이 메모를 입수해 공개했다. 메모에는 수용소 간수들이 수감자들에게 가하는 신체 학대와 전기·물고문, 성고문이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 왼쪽 사진 아래에 아랍어로 ‘수감자들이 이렇게 강제로 발가벗겨진다. 간수들은 성고문을 하고 예멘 남성 수백명을 재판도 없이 비밀감옥에 넘긴다’고 적혀 있다. 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운영하는 비밀감옥에서 수감자들이 성적 학대를 비롯해 각종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림 메모를 통해 제기됐다.

AP통신은 바닥에 쓰러져 웅크린 사람에게 여러 명이 발길질을 하고 개들이 달려드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등을 입수해 20일 보도했다. 이 그림 아래에는 ‘수감자들은 이렇게 강제로 발가벗겨진다. UAE 간수들은 성고문을 하고, 예멘 남성 수백명을 재판도 없이 비밀감옥에 넘긴다’라고 아랍어로 적혀 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UAE는 내전 중인 예멘에서 정부 편을 들며 수용소 18곳을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 이들 수용소는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가담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주로 수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간수들에게 잔혹하게 성고문을 당한 최소 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 수용소 수감자가 AP통신에 보내온 메모에는 물을 채운 듯한 드럼통에 머리채를 잡아 집어넣는 장면, 발가벗긴 채 양손·양발을 각각 묶어 늘어뜨린 사람을 전기고문하려는 장면도 그려져 있다.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묘사한 이들 그림에는 각각 ‘구타 후 물로’ ‘허공에 매달린 채 전기충격으로’라는 아랍어 설명이 적혀 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