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가 울상이다. 여름철을 맞아 아이스크림 성수기가 다가왔지만 수년 전부터 지속된 소매점의 아이스크림 가격 경쟁으로 이익률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소매점 매출을 기준으로 지난해 빙과시장 규모는 1조6837억원이다. 이는 2016년 1조9618억원보다 14.2% 감소한 수치다. 빙과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371억원에서 2014년 1조7698억원으로 감소 추이를 보이다 2015년 2조184억원으로 회복했다.
빙과업계는 올해부터 ‘투게더’ 같은 대용량 카톤 아이스크림류에 가격정찰제를 적용했다. 빙그레를 시작으로 롯데제과 ‘셀렉션’ ‘티코’와 해태제과 ‘호두마루’, 롯데푸드 ‘구구’ 등도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에 대해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다. 업계가 가격정찰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반값 아이스크림’ 등 소매점에서 천차만별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가격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정찰제는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이 2016년에 시도했다가 흐지부지됐었다. 소매점이 당장의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반발했기 때문이었다. 빙과업계는 가격정찰제를 통해 모든 유통매장에 대한 공급가격을 일원화하고 가격 기준을 제시해 왜곡된 가격 구조가 바로잡히기를 바라고 있다. 우선 카톤 아이스크림에 정찰제를 적용한 뒤 추세를 보면서 매출 비중이 높은 바(bar) 아이스크림에도 정찰제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바 아이스크림의 경우 제조사 이익률이 3∼4%인데 카톤 아이스크림은 1% 미만으로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라며 “아이스크림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률마저 낮아지면 업계가 공멸하기 때문에 가격정찰제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성수기 왔건만… 빙과업계 울상
입력 2018-06-20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