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 수출이 일부 국가에 편중돼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서 “최근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징후는 2015년 이후 13대 수출 주력업종 내 한계기업 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외감기업(자산총액이 120억원을 넘어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등)을 기준으로 선박,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13대 수출 주력업종 가운데 한계기업 수는 2015년 370개에서 2017년 464개로 2년 사이 94개 증가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중장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징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해 2020년에는 -16.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경제 불안정도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시장 다변화 비교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등 상위 5개국이 차지한 비중이 56.5%였다고 밝혔다. 2008년 47.9%보다 8.6% 포인트 증가했다.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은 하락했지만 중국 비중이 크게 늘었다.
무협은 “수출의 안정적 성장 측면에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한경연 “한국 수출 엔진 식어가는 중”
입력 2018-06-20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