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엔 영적인 양반 노릇 하는 도덕적 상놈들로 가득합니다. 더 늦기 전에 회개하지 않으면 교회는 처참하게 무너질 겁니다.”
북한에 31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해 8월 풀려난 임현수(63·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 목사의 일침은 매서웠다.
임 목사는 19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선교전략회의(NCOWE)에서 ‘킹덤 드림’(천국의 꿈)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극한의 고난을 겪은 목회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울림이 컸다. 1000여명의 선교사들이 참석한 장내는 시종 숙연한 분위기였다.
임 목사가 언급한 ‘도덕적 상놈’이라는 표현은 한국교회와 교인들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지적하던 중 나왔다. 그는 “한국의 크리스천 부모들은 자녀들의 인성훈련은 외면한 채 주입식 공부만 시키는데 이건 닭을 키우는 양계 사업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식은 쌓을지 몰라도 신앙인이 겸비해야 할 윤리·도덕성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이어 “교회학교가 전멸했고 기독청년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교회를 떠난 잃어버린 청년들이야말로 미전도종족”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약물과 알코올, 음란문화, 스마트폰 등 온 사회가 중독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고 매년 수십만명이 낙태할 정도로 생명의 값어치가 사라져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임 목사의 호소는 ‘통렬한 회개’로 귀결됐다.
“회개를 못할 정도로 신앙이 무너진 건 아닌지 선교사들부터 각자의 신앙을 돌아보십시오.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각자 마음에 ‘천국의 꿈’을 품어야 합니다. 육신을 위한 밥만 먹지 말고 주님이 주시는 꿈을 먹어야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도덕적 무감각증 환자로 전락하기 전에 회개하십시오.”
북한 선교의 대부로 꼽히는 임 목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을 100여 차례 방문하며 탁아소와 교육기관을 지원해 왔다. 그는 강제수용소에서 노역에 시달리면서도 성경을 연구하고 평신도 교육과정을 만드는 등 신앙훈련에 매진했다.
부산=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한국교회, 영적인 양반 노릇 하는 도덕적 상놈 가득”
입력 2018-06-2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