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9일 중국 방문에는 대규모 수행단이 따랐다.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와 북한 권부의 2인자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까지 총동원됐다.
관영 CCTV는 김 위원장이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는 모습을 보도했다. 인민대회당에서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 여사를 환한 미소로 맞았다. 이 자리에선 3차 북·중 정상회담과 환영만찬이 이어졌다. 실내에서 거행된 환영행사에선 양국 국가가 연주됐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함께 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환영 만찬에는 중국 측에서 시 주석 부부와 리커창 총리, 왕치산 국가 부주석,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 양제츠 정치국 외교담당 위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 일행은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을 빠져나와 오후 5시쯤 인민대회당에 도착했다.
최룡해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2인자로 인정받는 최 부위원장은 최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는 2015년 9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으나 시 주석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2000년대 북한 경제개혁을 이끌었던 ‘경제통’이다. 따라서 이번 방문 목적에 중국과의 경제교류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음을 엿볼수 있다. 최 부위원장과 박 내각 총리는 지난 4월 말 경제 건설에 집중하자는 노동당의 새로운 전략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당·국가·경제·무력기관 간부 연석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5월 중국의 개방정책을 살피기 위해 방중했던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도 수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핵심 역할을 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포함됐다.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당 국제부장은 최근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도 맡았다. 그와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인 이용호 외무상도 동행했다. 김 위원장이 3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김영철과 이수용, 이용호 모두 방중단에 포함된 바 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회담장에 배석해 눈길을 끌었던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도 수행원에 포함됐다. 남북 및 북·중 정상회담에 늘 함께했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비서실장’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이번엔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이 국내 시찰에 이용하는 고려항공 특별기와 일류신(IL)-62M 기종의 참매 1호가 오전 9시30분(현지시간)과 10시쯤 각각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북한 화물기인 일류신-76은 가장 이른 오전 8시40분 공항에 내렸다. 공항 보안은 이전보다 엄격하지 않았다. 서우두공항에서는 김 위원장이 참매 1호에서 내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공항에서는 김 위원장 전용 차량을 의미하는 휘장이 새겨진 벤츠 S600 풀만 가드 차량 2대도 목격됐다.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운 차량은 서우두공항을 빠져나가 천안문을 거쳐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이 묵는 댜오위타이에도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 인근 도로는 철저히 차단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임세정 기자 schroh@kmib.co.kr
2인자 최룡해·경제통 박봉주 등 수뇌부 총출동
입력 2018-06-19 18:23 수정 2018-06-20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