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계의 대표적인 전략가와 현장 선교사가 말한 미래 선교 키워드는 ‘네트워크’였다. 19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선교전략회의(NCOWE)가 진행되는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만난 조용중(65) KWMA 사무총장과 이은용(60·한인세계선교사회 사무총장 대행) 목사는 “소통이 상실된 ‘외톨이 선교’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선교가 복음을 전하는 전달자 역할을 넘어, 선교지 교회들의 성장에도 기여하는 자양분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필리핀 선교사에서 선교행정가로 변신한 조 사무총장은 네트워크의 첫 단계로 ‘공동 선교훈련원’을 제안했다. 교단과 선교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선교사 훈련과정을 하나로 통합하자는 것이다. “파송을 준비하는 선교사들이 함께 훈련을 받으면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고 선교지에 가서도 최소한의 협력을 할 수 있습니다. 선교사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무모한 경쟁도 줄어들겠죠.”
케냐 선교사인 이 목사는 선교 현장에 ‘연합 선교를 위한 진입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실시되는 선교훈련과 현장 사이에 괴리가 커, 현장 중심 교육을 따로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케냐만 해도 40개가 넘는 부족이 있는데 언어마저 다릅니다. 한국에서 이를 다 가르칠 수는 없죠. 케냐에 2002년 설립한 선교센터에서는 신입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문화인류학, 지역사회연구, 부족 문화 등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교육을 교단과 선교단체가 연합해 진행한다면 큰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네트워크 사역을 구체화하기엔 난관이 많다. 교단과 선교단체마다 입장 차가 있고 신학적인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벽이 높다는 점에 대해 두 사람 모두 공감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사역이 필요하다는 점에 있어선 이견이 없었다.
조 사무총장은 “이번 NCOWE에 참석한 선교사들이 사역 주제별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의외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MK(선교사 자녀)’ ‘선교지 이양’ ‘현장 중심 선교’ 등 영역별 채팅방에서 교단을 초월해 선교사들의 협력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파송교회의 역할 강화를 성숙한 선교의 첩경으로 꼽았다. 이 목사는 “현장이 원하는 선교와 교회가 원하는 선교가 있는데 이 간극을 좁히는 게 성숙한 선교의 지름길”이라며 “예배당 건축 중심의 선교에서 벗어나 선교지를 이해하는 현장 중심의 선교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선교사들만의 선교, 목사만의 선교 등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선교의 주변부에 있는 성도들이 선교에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참여해야 한다”며 “지역교회들이 교인들을 대상으로 선교 훈련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외톨이 선교’는 한계… ‘네트워크 사역’ 필요
입력 2018-06-2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