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령인 김영창(사진) 목사가 18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향년 107세.
고인은 2014년 세상을 떠난 방지일 목사와 출생연도가 같았던 한국현대사의 산증인이었다. 생전 인터뷰에서도 사료를 통해서나 접하는 3·1운동의 기억과 해방의 감격, 한국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했다.
고인이 교회에 출석한 건 1920년. 훗날 목회자가 된 아버지를 따라 피뫼교회(현 강화초대교회)에 나가면서 예수님을 영접했다. 18세 때 세례를 받고 서울로 올라와 피어선성경학교(현 평택대)에서 신학수업을 받았다.
졸업 후 인천 부평의 양정학원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지역 감리사의 추천으로 1930년대 말 강화도 부속섬인 교동도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광복을 앞둔 1944년에는 강화군 내가면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1959년 김 목사는 경기도 여주 여주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이곳에서 79년까지 목양했다. 은퇴 후에는 여주에서 농사를 짓다가 2005년 강원도 횡성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흔을 넘긴 고령이었지만 농사일을 멈추지 않았다. 인천 남구의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원로원’으로 이사한 건 2010년 5월이었다.
최고령 목회자였지만 교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은둔자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생전 고인은 한국교회의 세속화를 우려했다. “한국교회는 너무 세속화됐어요. 목회자를 신뢰하지도 않죠.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회가 젊은이들을 보듬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당부입니다.” 발인예배는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서 20일 오전 6시에 진행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국내 최고령 김영창 목사 107세로 별세
입력 2018-06-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