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새신자반을 소개합니다] “우리 아들” “어머니”… 격의 없는 소통으로 교회를 집처럼

입력 2018-06-20 00:01
김진오 목사가 17일 서울 송파구 한빛교회 새가족부실에서 새가족과의 점심식사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지난 17일 오전 10시 40분, 서울 송파구 한빛교회 새가족부실. 얼굴에 헤드마이크를 찬 담임 김진오(49) 목사가 새신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 주제는 새신자반 과정 중 4주차인 ‘교회와 예배’. 김 목사는 화이트보드에 필기를 하고 몸짓을 동원해가며 교회와 예배의 본질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강의 중간엔 새신자를 ‘우리 아들’ ‘어머니’ 등으로 호칭하며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섰다. 오전 11시가 되자 김 목사는 20분간의 강연을 마무리하고 새신자들과 함께 주일예배가 열리는 본당으로 들어갔다.

한빛교회 새가족반의 특징인 ‘담임목사와 함께하는 새가족 교육’은 매주 이런 방식으로 이뤄진다. 장년 성도 600명이 출석하는 중형교회이지만 김 목사는 8년 전 부임 후 지금껏 매주 새가족을 직접 교육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모든 게 낯선 이들이 교회와 목사에 친숙해지는 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교회 규모가 중형 이상이면 성도가 예배를 드려도 목사와 교감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스크린만 바라보다 예배가 끝나기 마련”이라며 “교회가 ‘집처럼 편한 곳’이고 목사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도록 예배 전 새신자 교육을 담임목사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빛교회의 새신자 교육은 김 목사가 제작한 교재로 5주간 이뤄진다. 이 기간 새신자들은 그와 새가족부실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한다. 식사도 예배의 일부라는 초대교회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엔 김 목사뿐 아니라 새가족부원, 소그룹 리더 등이 참석해 새신자와 안면을 트고 친분을 쌓는다. 이렇게 쌓은 친분은 새가족반을 수료한 이들이 교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토대가 된다.

새가족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6주차에 진행하는 ‘새가족 편입 행사’다. 그간 여정 속에서 새신자가 예수를 영접했는지를 확인하는 의식이다. 새신자가 간증을 하면 예배에 참석한 전 교인은 손을 들어 축복의 찬양을 불러 준다. 수료식 직후에는 새가족부가 교회 식당에 만찬을 준비해 이들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자리엔 김 목사와 소그룹 리더, 소그룹 구성원 모두가 참석해 새가족과 통성명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회는 새가족 편입행사 후에도 새신자의 신앙 양육을 돕기 위해 멘토 격인 ‘티칭 리더’를 2명 붙여주는 ‘1대2 티칭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티칭 리더는 가급적 새신자와 직종이나 지역, 성향이 비슷한 사람으로 선정한다. 세 달 가까이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까지 마친 새신자들은 대부분 교회에 정착하는 편이다. 김 목사는 “매달 평균 5명 중 3∼4명 정도는 완벽히 교회에 정착한다”며 “새가족 교육 기간 동안 친한 사람이 생겨 데면데면한 게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새신자 교육 시스템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새가족부 교육을 듣는 이들 중 기존 신자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며 “말씀에 갈급해 교회를 유랑하는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보다 십자가 복음에 더욱 충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