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 세계 바다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하는 바람에 각국이 어장 황폐화와 가격 급등, 시장 왜곡 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오징어 어선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세계 곳곳의 공해에서 마구잡이 조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잡아들이는 오징어는 전 세계 어획량의 5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정부는 자국 오징어잡이 어선이 사용하는 연료비를 보조해주고 어선 대형화 등에 매년 수십억 위안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심지어 선원들이 건강 걱정 없이 공해상에서 더 오래 조업하도록 의료선까지 보내주고, 전 세계 공해에서 이동하는 오징어 무리를 포착해 자국 오징어 어선에 알려주기도 한다. 중국이 오징어잡이를 단순한 어업이 아니라 해양대국으로 가는 디딤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무분별한 조업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전통적인 채낚기 방식이 아니라 그물로 바닥을 싹쓸이하는 방식으로 어족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3년보다 48% 감소했고, 일본은 무려 73% 급감했다. 지난해 한국의 오징어 가격은 40% 이상 폭등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도 가격 급등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품질 좋은 오징어는 국내에서 소비하고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오징어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2016년 오징어 가격이 거의 30% 올랐는데도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산 오징어를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40% 이상 뛴 오징어 가격, 중국의 마구잡이 ‘오징어굴기’ 탓
입력 2018-06-19 04:00 수정 2018-06-19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