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35년 만에 서울대 총장 선출

입력 2018-06-19 04:02

서울대 차기 총장으로 강대희(56·사진) 의과대학 교수가 선출됐다.

서울대 이사회는 18일 총장후보 면접 결과 강 교수가 최종후보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지난달 총장선거에서 각각 1∼3위를 차지했던 강 교수와 이건우·이우일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상대로 50분씩 면접을 진행한 후 1인 1표를 던졌다. 강 교수는 이건우 교수와의 결선에서 15표 중 8표를 얻었다. 서울대에서 의대 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된 건 1983년 권이혁 총장이 물러난 후 35년 만이다.

강 교수는 예방의학과 보건의료정책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그는 서울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후 199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질병관리본부(CDC)에서 역학조사관으로 일하다가 1996년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로 옮겼다. 2011년 의대 학장을 맡은 뒤 2016년까지 3연임했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2010∼2013년)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2010∼2013년)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강 교수는 ‘사회를 고치는 의사’를 자신의 가치관으로 내세워왔다. 롤모델로는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자주 언급했다. 의대 학장을 지내는 동안 이 전 사무총장의 이름을 딴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를 설립해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데 힘썼다. 대북보건의료지원전략과 새터민 건강 관리체계를 연구하는 통일의학센터도 강 교수 학장 시절 만들어졌다.

강 교수는 이번 총장선거에서는 앞으로 서울대가 인성을 갖춘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의대 학장 시절엔 신입생의 인성과 적성을 평가하는 다면인적성심층면접을 도입했다. 총장선거 공약으로는 인재선발위원회를 신설해 서울대 인재상을 확립하고, 글로벌사회지원단 지원을 늘려 사회공헌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서울대 총장선거에는 개교 이래 최초로 학생이 투표에 참여했다. 강 교수는 학생·직원·교원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과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투표를 합산한 결과 1위를 차지했다. 최종후보자는 교육부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다음 달 20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