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기업 新바람, 시니어 직원들 지방 회사로

입력 2018-06-18 04:00

일본 대기업들이 50세 안팎의 시니어 사원을 지방 관계회사로 파견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일하고 싶어하는 시니어 직원의 바람과 경험 많은 인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방 기업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나온 현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이런 움직임을 인력 이동의 새 트렌드로 소개했다.

파나소닉을 비롯한 대기업 30곳이 시니어 사원을 파견·연수 형태로 지방 기업에 보내는 제도를 도입했고, 종합상사 마루베니와 미즈호 파이낸셜그룹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시니어 사원을 지방으로 보내면 대기업으로서는 급여 지급 부담을 덜 수 있고, 지방 회사로선 극심한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 시니어 직원 개인도 전문성을 계속 살리면서 제2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노사 양측이 합의하면 파견 기간 종료 후 전직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루베니의 인사담당 간부는 “하나의 커리어로 직장생활을 끝내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는 시니어 사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일하는 직장인 사이에선 지방 근무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 인재파견 회사가 도쿄의 35∼65세 관리직 1600명에게 “지방 기업의 간부로 일하는 것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절반이 “그렇다”고 답했다. 전자업종 대기업 무라타제작소에서 일하다 후쿠이현 사바에시의 안경제조업체 부본부장으로 이직한 50대 남성은 “중소기업은 조직 개혁 등 할 일이 많아 보람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제도가 대기업의 구조조정 수단이 돼버리면 곤란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해당 사원이 “회사에서 쫓겨났다”고 느끼면 지방에 가서도 열심히 일할 리 없어 쌍방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