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서검도 해병대 소초 영내에서 지난 15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건군 최초로 소대급 군인교회인 ‘하늘소망해병교회 봉헌입당 감사예배’가 열린 것이다. 서헌원 해병대 제2사단장과 장병,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대신) 북서울노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참석해 새성전 헌당을 축복했다.
서 사단장은 박형희(66·서검도 하늘소망교회) 목사에게 감사패와 감사장, 손목시계를 전달했다. 감사장에는 ‘귀하는 평소 해병대 장병사랑과 지역주민을 위한 희생과 봉사로 열정적인 노력을 했으며, 특히 해병대 제2사단 서검초소에 교육관을 기부해 장병들의 신앙생활과 정신전력 강화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줌으로써 꿈과 희망이 넘치는 병영 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쓰여 있다.
임진강이 끝나는 지점에서 서해 쪽으로 10여㎞ 떨어진 서검도는 최전방이다. 해상 북방한계선(NLL)이 섬의 북쪽 끝자락인 데다 섬의 일부는 비무장지대(DMZ)에 속해 있다.
박 목사가 섬에 온 건 2001년이다. 무역업을 하다 50대 뒤늦은 나이에 목회자가 된 그는 처음 섬 주민의 냉대로 힘들었다. 하지만 주민을 위해 봉사하면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었다.
2005년부터 박 목사는 영내 식당 등에서 해병대원들의 병영예배를 인도했다. 장병들이 예배를 드리려 매번 외출신고를 하고 2㎞ 넘는 거리를 걷는 게 안쓰러워 시작한 사역이다.
박 목사는 장병들을 친자식처럼 챙겼다. 맛난 음식과 정성스러운 선물을 제공하며 예수사랑을 베풀었다. 지난해 가을엔 KBS재능나눔봉사단을 초청해 ‘해병대원과 지역주민을 위한 서검도 마을음악회’도 열었다. 또 장병들과 성경필사를 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그는 2016년 11월 해병대 사단 사령부에 종교 부지를 제공해 달라고 청원했다. 기독 장병들이 눈치를 보면서 예배드리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해병대 사단사령부는 기부채납 하는 조건으로 이를 허락했다.
박 목사는 사례비를 받지 않는다. 아들이 보내오는 용돈으로 생활한다. 병영예배에서도 헌금 시간을 따로 두지 않는다. 장병들에게 헌금을 받지 않는 것이 그의 목회철학이다.
그는 예배당 건축예산이 부족해 직접 건축일을 했다. 지붕을 올리다 떨어져 손에 피를 흘리는 부상도 입었다. 건축 일을 돕겠다고 나서는 장병들도 있었으나 교회를 건축하다 다치면 안 되기에 거절하고 모든 것을 홀로 감당했다.
하늘소망해병교회는 부지 39.6㎡에 세워졌다.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성구와 냉·온풍기, TV, 헌금 등을 후원했다. 박 목사는 “이번 소대급 군인교회 헌당은 최전선에서 대한민국을 묵묵히 지키는 해병대원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건군 최초로 소대급 군인교회 세웠다
입력 2018-06-18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