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교수 파면” 제주대생들 집단행동

입력 2018-06-17 19:43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학생들이 갑질과 폭언, 성희롱을 일삼는 교수를 파면하라며 학교 곳곳에 대자보와 현수막을 내걸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제주대 공과대학 입구에 붙은 대자보의 모습.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학생들 제공

제주지역에서 대학교수의 상습적인 갑질과 폭언 등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해당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학생들은 전공교수로부터 상습적으로 인격모독, 교권남용, 외모 비하, 성희롱 피해 등을 당했다고 17일 밝혔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며 수업과 시험평가를 거부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4년간 A교수의 갑질 횡포에 치욕적인 수업을 견뎌야 했다”며 “수년간 당해왔던 갑질의 악습을 끊어내고 더 나은 학과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자 입 다물며 숨어있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은 A교수가 강의실에서 성희롱 발언을 서슴없이 한 것은 물론 사적인 일에 학생을 동원하는가 하면 고가의 참고서 강매, 고액 참가비의 공모전 참여와 상금배분 강요, 정규수업시간 이외 무기한 연장수업, 당일 통보식 수업시간 변경 등을 상습적으로 일삼아 왔다고 밝혔다. A교수는 자택에 학생들을 불러 술을 따르게 한다거나 수업 중 재료를 성적으로 희화화하는 일도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시로 학생들에게 담배나 도시락을 사오라고 했고 만약에 이를 거부하면 수업 중에 폭언을 하는 등 집요하게 괴롭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A교수는 “학생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채찍질도 하고, 편하게 대했는데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현재 학생들과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제주대는 자체 인권침해예방센터를 통해 진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송석언 총장은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